“도서관은 기억이다”

 

가장 아름답고 치열했던 시간 아낌없이 청춘을 바쳤던 당신의 시간을 도서관은 기억합니다.

이 곳에서 세상을 향해 펼쳤던 우리들의 꿈과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있습니다.

청춘의 한 갈피에서 꺼내보는 기억. 도서관은 기억입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습니까?”

도서관에 담긴 동문님들의 추억을 소개해드립니다

“도서관은 학생들의 삶의 풍경”

정재현 동문(1984년 졸업, 제 38회)

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도서관 입구에는 신문을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일단 100원 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고 신문 보는 것으로 시작하였지요. 그 때 도서관은 그 자체가 공부였습니다. 삶의 공부지요. 지나가는 동기와 선후배들과 수다 떨며 접대 하다 보면 공부하러 왔는지 수다 떨러 왔는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때는 프로 야구가 최초로 열려, 스포츠 신문을 탐독하였는데, 야구와 관련된 숫자들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데 의학 관련 숫자들은 쏙쏙 나가는 것을 느끼며 (혹시 뇌가 이중구조를 가진 건 아닐까 하며) 우리의 뇌의 신비를 밝히는 의학을 연구해 볼까 하는 황당한 생각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새로운 도서관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모든 동문들의 가슴 속에 이런 아름다운 추억 하나쯤은 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에 다시 그 시절을 회상 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것을 보며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을 알 것 같습니다. 우리의 후배들에게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맞는 멋있는 도서관이 생겨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의 장소에 힘을 더했으면 합니다.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꿈의 도서관”

김기원 동문(1997년 졸업, 제51회)

가 본과에 올라온 때가 93년이었습니다. 당시 연건 도서관은 1,2층만이 존재했었습니다. 도서관 책상, 의자는 관악보다 더 낡았고 좌석도 얼마 없어서 아침에 문 열자마자 뛰어 들어가지 않으면 자리를 맡을 수 없는 그런 때였습니다. 그 해 가을이 되어 새로 마련된 쾌적한 열람실에서 공부를 시작할 때의 좋은 기분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이제는 그 때도 20년 이상이 지났군요. 얼마간 들려본 도서관이 그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아 많이 놀랐습니다. 후배들도 제가 느꼈던 그런 좋은 기분을 느끼면서 학창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은 시간을 기억하는 곳”

박소현 동문(1985년 졸업, 제39회)

로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 그 어떤 기억보다 명확하게 떠오릅니다. 연건 본과시절, 강의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동문들과의 모임 때마다 다들 강의실이 어땠고 어떤 교수님이 어떤 강의를 하셨다고 서로 맞장구치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이렇게 기억이 희미해졌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 나에게 도서관의 공간은 뚜렷합니다. 아직도 도서실 로비의 신문 진열대가 죽 늘어서 있던 풍경은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풍경이었습니다. 지루할 때마다 자판기 커피 한잔을 뽑아 왔다갔다하며 읽었던 신문들, 누가 또 심심해서 나오나 기다렸다 같이 화단에 앉아 나누었던 잡다한 이야기들, 그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때에도 우리들은 각자의 고민이 있었고, 세상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요.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도서관을 통해 어떤 새로운 시간이 만들어질지 기대됩니다.

“폭 넓은 사고를 확장시키는 도서관”

신현우 동문(2004년 졸업, 제58회)

과 시절 도서관에서 참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해내려니 멋진 기억이 떠오르진 않네요. 어쩌면 그것은 도서관이 그만큼 우리들에게 일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한 가지 기억은 1층 열람실에 관한 것입니다. 의학 도서관 1층과 3층은 분위기가 좀 다르지요. 3층은 정말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 분위기인데 반해 1층 열람실은 그래도 도서관 분위기가 많이 나거든요. 모두들 열공하는 3층에 비해 스트레스도 덜해서 휴식같던 공간이었습니다. 정말 드물게 1층 열람실에는 소설책이나 취미 생활에 관련된 비전공 서적들이 있었는데, 꼭 시험기간만 되면 더 읽고 싶어지는 그런 유혹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층 열람실만의 책 먼지 냄새는 제게 아주 좋은 수면제였던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간혹 잠들었는데 10분을 자도 3-4시간은 잔 것처럼 머리가 맑아지곤 했습니다. 지금은 1층 열람실에 칸막이가 없어져서 자고 일어나면 얼굴에 자국이 남아 좀 민망할 것 같네요. 아무튼 나중에 멋진 새 도서관이 생기면 의학전공 서적 외에 교양서적도 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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